교회 일이 버거워진 게 믿음이 식었다는 뜻일까요
오래 맡아 온 교회 일이 어느 날부터 버거워졌다면 믿음이 식은 걸까요? 지친 것과 식은 것이 어떻게 다른지 보고, 죽기를 원하던 엘리야에게 하나님이 먼저 주신 것이 무엇이었는지 함께 읽어요.
교회에서 오래 일하신 분이 얼마 전에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요즘은 주일이 오는 게 조금 무겁다고요. 그 말을 하고 바로 "제가 이러면 안 되는데" 하고 덧붙이셨어요.
몇 해째 같은 일을 맡고 있는데, 어느 날부터 가기 전에 기운이 빠져요. 다 끝내고 집에 와서도 아무 느낌이 없어요.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 믿음이 식었나."
이 글은 그 생각을 들여다보려고 해요. 먼저 지친 것과 식은 것이 어떻게 다른지 보고, 가장 큰 일을 끝낸 바로 뒤에 무너진 성경 속 사람을 본 다음, 지금 해볼 수 있는 걸 볼게요.
나만 이런 걸까요?
봉사하는 사람 열 명 중 세 명이 같은 말을 했어요
이걸 재 본 조사가 있어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3년 7월에 낸 「넘버즈」 199호를 보면, 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사람 10명 중 3명(29%)이 최근 1년 사이에 교회 봉사 때문에 지치거나 무기력해진 적이 있다고 답했어요. 봉사자 전체로 보면 16%는 그게 직장이나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였어요.
교회에 나오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조사예요. 그러니 이미 지쳐서 교회를 떠난 사람은 이 숫자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주일이 무거운 건 교회 일을 맡은 사람에게 드물지 않은 일이에요. 그런데 왜 이럴 때 하필 믿음 이야기가 나올까요.
식은 걸까요, 지친 걸까요?
기운이 다 빠지면 식은 것처럼 보여요
답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기운이 다 빠지면 하던 일을 전처럼 하고 싶지 않아져요. 그 모습이 밖에서 보면 식은 것과 거의 똑같아요.
번아웃을 처음 숫자로 재 본 사람은 미국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매슬랙(Christina Maslach)이에요. 1981년에 동료 수전 잭슨과 함께 번아웃을 세 가지로 나눠서 따로따로 쟀어요.
- 기운이 다 빠져요. 하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요.
- 하던 일과 사람이 심드렁해져요. 전에는 신경 쓰이던 게 아무렇지 않아져요.
-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사라져요. 같은 일을 하는데 전만큼 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셋 중 첫 번째가 가장 중요해요. 매슬랙이 20년 뒤에 쓴 글에서도 기운이 다 빠지는 게 번아웃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적었어요(매슬랙 외, 2001). 어느 것이 먼저 오고 나중에 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두 번째 줄을 보세요. 교회에서 이 모습이 나오면 사람들은 믿음 이야기를 먼저 해요. 본인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매슬랙이 쟀던 건 믿음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기운과 태도였어요.
그럼 이게 제 탓일까요?
직장에서 밝혀진 것을 참고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에 국제질병분류 11판에서 번아웃 항목을 전보다 자세히 고쳐 적었어요(2022년부터 적용됐어요). 세계 여러 나라가 함께 쓰는 질병 분류표예요. 그런데 병으로 분류하지는 않았어요. 건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모아 둔 칸에 넣고, 일을 하다 생긴 현상이라고 적었어요.
세계보건기구는 번아웃을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에서 생긴 증후군"으로 적고, 이 말은 일하는 상황을 가리키니 삶의 다른 부분을 설명하는 데 쓰지 말라고 함께 밝혔어요(세계보건기구, 2019). 그래서 교회 봉사를 여기에 그대로 넣을 수는 없어요. 다만 교회 일도 일이라서, 직장에서 밝혀진 것이 교회 일에도 참고가 돼요.
직장에서는 무엇이 사람을 지치게 하는지를 꽤 자세히 쟀어요. 일하는 사람을 1년 넘게 따라간 연구 25편을 모아 본 2017년 조사에서, 처음에 두 가지가 모자랐던 사람들이 나중에 더 지쳐 있었어요. 일을 어떻게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정도와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에요. 연구자들이 근거가 비교적 확실하다고 본 것도 이 둘이에요(아론손 외, 2017).
전부 상황 탓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교사들을 모아 본 2022년 조사에서는 걱정과 긴장을 많이 타는 성격인 사람이 더 지쳐 있었어요(롤로프 외, 2022). 한 시점에 같이 잰 거라 무엇이 먼저인지는 몰라요. 그래도 먼저 살펴볼 건 상황이에요. 성격은 바꾸기 어렵고, 일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으니까요.
교회 일에는 이 둘이 자주 같이 모자라요. 맡을 사람이 적고, 끝나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고, 힘들다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요. 그러면 일이 한 사람에게 계속 쌓여요.
성경은 이 마음을 먼저 알고 있었어요
죽기를 원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먼저 주신 것
가장 큰 일을 해낸 바로 뒤에 무너진 사람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다른 신을 섬기는 사람들과 맞붙어 크게 이긴 직후였어요. 그런데 왕비 이세벨이 죽이겠다고 사람을 보내자 도망쳐요. 하룻길쯤 걸어 들어가서 사막에 자라는 로뎀 나무 한 그루 아래에 앉았어요.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여호와」는 하나님이 성경에서 자기를 밝히신 이름이에요. 「넉넉하오니」는 '이만하면 됐습니다',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는 '이제 데려가 주세요',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는 '저는 앞사람들보다 나을 게 없습니다'라는 말이에요.
이 사람이 믿음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가장 큰 일을 해낸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며칠 사이에 죽여 달라고 기도해요.
하나님이 먼저 하신 일은 꾸중이 아니었어요
엘리야는 그 나무 아래에 누워서 잠이 들어요. 그때 천사가 와서 깨우고 먹으라고 해요. 머리맡에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이 있었어요. 엘리야는 먹고 마시고 다시 누웠어요(열왕기상 19:5-6). 그러자 천사가 한 번 더 와요.
여호와의 천사가 또 다시 와서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어루만지며」는 몸을 가볍게 건드렸다는 말이고,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는 가야 할 길이 남았는데 이대로는 못 갈 것 같다는 말이에요.
순서를 보세요. 잠, 음식, 다시 잠, 다시 음식이에요. 하나님이 엘리야에게 말씀을 하신 건 그 뒤예요(열왕기상 19:9). 왜 먼저 먹이고 재웠는지는 천사가 한 말에 그대로 나와요. 가야 할 길이 남았기 때문이에요.
엘리야는 조금 뒤에 하나님께 "오직 나만 남았거늘"이라고 말해요. 저 혼자만 남았다는 뜻이에요. 그 말에 하나님이 어떻게 답하셨는지는 성경이 말해주는 외로움 — 혼자인 것 같을 때에 적어 뒀어요.
예수님은 일이 밀려 있는데도 쉬라고 하셨어요
제자들이 밖에서 일하고 돌아와 한 일을 하나하나 말하던 날이 있어요(마가복음 6:30). 사람이 계속 오고 가서 밥 먹을 시간도 없던 때였어요. 예수님은 더 하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이르시되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 하시니 이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음이라
「한적한 곳」은 사람 없는 조용한 곳이고, 「겨를」은 틈이라는 말이에요. 일이 가장 많던 때에 따로 데리고 가서 쉬게 하셨어요.
혼자 다 떠안는 건 성경도 문제로 봤어요
모세가 혼자 앉아서 백성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재판하던 때에, 장인 이드로는 그 모습을 보고 "네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출애굽기 18:18)라고 말해요. 그리고 일을 나눠 맡을 사람들을 세우게 했어요. 모세에게 마음을 고치라고 하지 않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게 한 거예요. 이 장면은 모세 (ISTJ) — 맡은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사람에서 더 자세히 읽을 수 있어요.
지금 뭘 해볼까요?
빠진 기운을 되찾는 네 가지
마음을 다시 뜨겁게 만들려고 애쓰는 건 잘 되지 않아요. 기운이 빠져서 그런 거라면 기운부터 되찾아야 해요.
잠과 끼니부터 챙기기
엘리야가 받은 첫 두 가지예요. 시편에도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시편 127:2)라는 구절이 있어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면서 애쓰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시예요. 잠을 줄여 가며 교회 일을 하고 있다면 잠부터 다시 챙겨 보세요.
맡은 것 중 한 가지를 내려놓기
일이 한 사람에게 쌓여서 생긴 거라면 마음만 고쳐서는 달라지지 않아요. 이드로가 모세에게 한 것도 그거예요. 지금 맡은 것 중 한 가지를 함께 할 사람에게 넘기거나, 다음 기수까지만 하겠다고 미리 말해 두세요.
쉬는 날엔 교회 단톡방을 열지 않기
쉬는 동안 일 생각을 덜 할수록 덜 지쳐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벤트셰·로만하이슬라, 2017 — 연구 23건·7,007명).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일이 많은 사람일수록 쉴 때 일 생각을 멈추기가 더 어려웠어요. 그래서 쉬는 날은 미리 정해 둬야 해요. 하루는 알림을 끄고, 급한 일은 한 사람에게만 연락을 받기로 정해 두세요.
믿을 만한 한 사람에게 말하기
교회에서는 힘들다는 말을 꺼내기가 더 어려워요. 믿음이 없다고 볼까 봐요. 그래도 한 사람에게는 말해 보세요. 엘리야도 하나님께 "이만하면 됐습니다"까지 그대로 말했어요.
며칠 쉬어도 기운이 돌아오지 않고 몇 주씩 이어지면, 잠과 입맛과 몸 상태까지 함께 살펴보는 게 좋아요. 그때는 혼자 버티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세요.
요즘 기도도 잘 되지 않는다면 불안한 날 기도가 길어지는 이유도 같이 읽어 보세요.
소테리아 묵상은 짧은 성경 본문 하나와 질문 몇 개로 끝나요. 하루 3분이면 끝나고, 적은 글은 나만 봐요. 오늘 얼마나 지쳐 있는지 그대로 적어 보세요. 가입하지 않고도 바로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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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없이 묵상해 보기자주 묻는 질문
- 교회 일이 버거워진 게 믿음이 식었다는 뜻인가요?
- 그렇게 볼 근거는 없어요. 기운이 다 빠지면 하던 일을 전처럼 하고 싶지 않아지는데, 그 모습이 밖에서 보면 식은 것처럼 보여요. 목회데이터연구소 「넘버즈」 199호(2023년 7월)를 보면 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사람 10명 중 3명이 최근 1년 사이 봉사 때문에 지치거나 무기력해진 적이 있다고 답했어요. 성경에도 가장 큰 일을 해낸 바로 뒤에 죽기를 원한 엘리야가 있어요(열왕기상 19:4).
- 맡은 교회 일을 내려놓으면 책임을 피하는 건가요?
- 성경은 혼자 다 떠안는 걸 오히려 문제로 봤어요. 모세가 혼자 백성을 다 재판하자 장인 이드로는 「네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출애굽기 18:18)라고 말하고 일을 나눠 맡을 사람을 세우게 했어요. 일을 나누는 건 피하는 것과 달라요.
- 쉬어도 계속 지쳐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 며칠 쉬어도 기운이 돌아오지 않고 몇 주씩 이어지면, 잠과 입맛과 몸 상태까지 함께 보는 게 좋아요. 혼자 버티지 말고 믿을 만한 한 사람에게 먼저 말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