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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MBTI

요한 (INFJ)

끝까지 곁에 남은 사람

2026년 9월 9일·13분 읽기·SOLSUNG
마음과 성경을 안고 선 사도 요한, INFJ 신앙 MBTI

제 주변에 모임에서 말수가 제일 적은 분이 있어요. 그런데 다 끝나고 나면 그날 표정이 안 좋았던 한 사람 옆에 조용히 앉아 있더라고요. 아무도 눈치 못 챈 걸 혼자 보고 있었던 거예요. 신앙 MBTI 열두 번째 인물이 그런 사람이에요. 사도 요한(INFJ) — 예수님 곁에 가장 가까이 앉았고, 십자가 아래까지 남았던 제자예요.

INFJ는 어떤 사람일까요?

INFJ는 사건의 겉보다 그 밑을 읽는 사람이에요. 말끝의 떨림, 웃는데 눈은 안 웃는 순간 같은 걸 그냥 못 지나쳐요. 그래서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되기도 해요.

대신 이런 걱정을 안고 살죠. "저 혼자 너무 깊이 생각해서 저만 지치는 거 아닐까요?" 요한을 따라가 보면 이 눈이 어디까지 가는지 보여요. 신앙 MBTI가 일반 MBTI와 어떻게 다른지는 이 글에 따로 풀어 뒀어요.

첫 별명은 '천둥의 아들'이었어요

사랑의 사도라고 불리는 사람인데, 예수님이 처음 붙여 주신 별명은 좀 뜻밖이에요. 야고보와 요한 형제에게 "'천둥의 아들'을 뜻하는 보아너게라는 이름을 덧붙여" 주셨거든요(마가복음 3:17). 조용한 사람에게 붙일 이름은 아니에요.

실제로 그 별명대로 행동한 날도 있어요. 예수님 일행이 사마리아의 한 마을에 들렀는데 마을 사람들이 맞아들이지 않았어요(누가복음 9:53). 그때 형제가 나서서 한 말이 이거예요.

주님,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그들을 태워 버리라고 우리가 명령하면 어떻겠습니까?

누가복음 9:54

문전박대당한 게 분해서 마을 하나를 없애자고 한 거예요. 예수님은 돌아서서 두 사람을 꾸짖으셨고, 일행은 그냥 다른 마을로 갔어요(누가복음 9:55-56). 깊이 느끼는 사람은 화도 깊게 나요. 이 청년이 나중에 사랑을 제일 많이 말하는 사람이 될 거라고, 그날 거기 있던 누가 짐작했을까요?

자리를 먼저 물었던 형제

또 한 장면은 예수님이 곧 고난받으실 거라고 말씀하신 직후예요.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다가와서 요구했어요. "선생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선생님의 왼쪽에 앉게 하여 주십시오"(마가복음 10:37).

깊이 보는 사람이라고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마음속에 그리는 그림이 뚜렷해서, 그 그림 안에 자기 자리까지 그려 넣어요. 예수님은 그 요구를 야단치는 대신 되물으셨어요.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마가복음 10:38) 자리를 물은 사람에게 잔을 이야기하신 거예요.

가장 가까이 앉았던 사람

마지막 만찬 자리로 가 볼게요. 예수님이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 넘길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자 제자들은 누구를 두고 하시는 말인지 몰라 서로 쳐다봤어요(요한복음 13:21-22). 그 어수선한 식탁에서 한 사람의 자리가 이렇게 적혀 있어요.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 곧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바로 예수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요한복음 13:23

베드로는 직접 묻지 못하고 그에게 고갯짓을 했어요. 여쭤보라는 뜻이었죠. 그러자 그 제자가 예수님 가슴에 바싹 기대어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어요(요한복음 13:24-25). 궁금한 걸 큰 소리로 던지는 사람이 있고, 가까이 붙어서 낮게 묻는 사람이 있어요. 요한은 뒤쪽이었어요.

다 흩어진 자리에 남았어요

몇 시간 뒤 제자들은 흩어졌어요. 그런데 십자가 곁에는 여자들과 함께 그 제자가 서 있었어요. 도망치지 않았다는 말보다, 끝까지 보고 있었다는 말이 더 맞아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이 그에게 맡기신 건 큰일이 아니었어요.

예수께서는 자기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고 말씀하시고, 그 다음에 제자에게는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때부터 그 제자는 그를 자기 집으로 모셨다.

요한복음 19:26-27

숨을 거두시기 직전에 남긴 부탁이 한 사람의 남은 생활이었어요. 그 부탁을 받은 사람은 그날부터 실제로 어머니를 집으로 모셨고요. 곁에 오래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일이 맡겨져요. 마음이 자주 헛헛한 분이라면 외로움을 다룬 글도 같이 읽어 보시면 좋겠어요.

먼저 도착했는데 기다렸어요

부활하신 아침, 무덤이 비었다는 소식에 베드로와 그 다른 제자가 함께 뛰었어요. 둘이 나란히 달렸는데 그 다른 제자가 더 빨라서 먼저 무덤에 닿았어요(요한복음 20:4). 그런데 거기서 멈춰요. 몸을 굽혀 삼베가 놓인 것을 봤지만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어요(요한복음 20:5).

뒤늦게 온 베드로가 먼저 들어갔어요. 무덤 안에는 삼베가 놓여 있었고, 예수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그 삼베와 따로 한 곳에 개켜 있었어요(요한복음 20:6-7).

그제서야 먼저 무덤에 다다른 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요한복음 20:8

제일 빨리 도착해 놓고 문 앞에서 기다린 사람의 마음은 뭐였을까요. 본문은 이유를 적지 않아요. 다만 그가 들어가서 한 일은 분명해요. 개켜 놓인 수건까지 눈에 담고, 그 자리에서 믿었어요. 뛰는 속도는 베드로보다 빨랐고, 보는 일은 천천히 했어요.

자기 이름을 지운 사람

여기까지 오면 이상한 점이 하나 보여요. 이 제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로만 나와요. 본문이 그의 이름을 한 번도 적지 않아요. 예로부터 교회는 이 사람을 사도 요한으로 읽어 왔지만, 본문 자체는 끝까지 이름 없이 가요.

이름 대신 남긴 한 줄

"이 모든 일을 증언하고 또 이 사실을 기록한 사람이 바로 이 제자이다"(요한복음 21:24). 자기가 목격자라고 밝히면서도 이름은 안 적었어요. 남긴 건 이름 대신 자기가 어디에 있었는지였어요. 예수님 품 곁, 십자가 아래, 빈 무덤 안.

불이 사랑이 되기까지

요한이 썼다고 전해 온 편지들이 있어요. 거기서 그가 붙들고 있는 주제는 하나예요.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나님에게서 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났고, 하나님을 압니다.

요한일서 4:7

그러면서 사랑을 감정으로 두지 않아요. "우리는 말이나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과 진실함으로 사랑합시다"(요한일서 3:18). 마을 하나에 불을 내리자던 사람이 도착한 자리가 여기예요. 뜨거움은 그대로예요. 그 마음이 방향만 옮긴 거예요. 사람을 태우는 쪽에서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INFJ에게 위로가 되는 지점

깊이 보는 눈은 자주 피곤한 재능처럼 느껴져요. 남들은 편하게 지나가는 자리에서 혼자 오래 머물고, 본 것을 말할 데가 없어 속에 쌓아 두니까요. 그런데 요한이 남긴 기록은 그 눈으로 본 것들이에요. 그가 아니었으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어머니를 누구에게 맡기셨는지, 무덤 안 수건이 어떻게 개켜 있었는지 우리는 몰랐을 거예요. 오래 보는 사람이 결국 증인이 돼요.

요한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요?

요한 결과 화면에는 이런 질문이 있어요.

내 시선이 아닌 주님의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나요?

'내 시선'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에요. 같은 눈이 마을을 태우자고도 하고, 십자가 곁을 지키기도 했으니까요. 깊이 보는 힘은 그대로 두고, 어디를 볼지만 바뀌면 돼요.

오늘 한 가지 해볼 수 있다면?

요한처럼 해보고 싶다면 오늘 이것 하나만요.

오늘 만나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보세요.

조언하려고 듣지 말고, 말이 다 끝날 때까지만 들어도 충분해요. 소테리아 묵상을 하루 3분 열어 두고 같은 방식으로 본문을 듣는 것도 좋고요. 요한이 남긴 건 대단한 해석이 아니라 오래 본 자리였어요.

다음 편 예고

다음 인물은 ISTJ 모세예요. 곁에 남아 오래 들여다본 요한과, 자기가 못 밟을 땅을 향해 40년을 걸어간 모세. 말수 적은 사람이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는지 이어서 풀어볼게요. 지난 편 ENTJ 바울 이야기도 아직 안 보셨다면 함께 읽어보세요.

당신의 신앙 MBTI는 어떤 인물일까요?

4분 테스트 해보기

자주 묻는 질문

사도 요한이 정말 INFJ 유형인가요?
성경에 MBTI가 적혀 있진 않아요. 재미로 보는 해석이에요. 사건의 겉보다 그 밑을 오래 들여다보고, 사람 곁에 조용히 남고, 나중에 사랑이라는 한 주제를 붙들고 쓴 모습이 INFJ의 기질과 닮았다고 풀어본 거예요.
요한복음의 '사랑하시는 제자'가 요한인가요?
본문은 그 제자의 이름을 끝까지 밝히지 않아요. 예로부터 교회는 이 사람을 사도 요한으로 읽어 왔고, 이 글도 그 읽기를 따라갔어요. 다만 본문 자체가 이름을 적지 않았다는 점은 그대로 두는 게 맞아요.
깊게 생각하다 지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깊이 보는 눈을 줄이는 쪽으로 고칠 필요는 없어요. 요한은 그 눈으로 십자가 곁에 남았고 빈 무덤 앞에 섰어요. 다만 본 것을 혼자 담아두지 말고 한 사람에게라도 말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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