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해주는 용서
잘 안 될 때는요
"용서하라"는 말은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안 따라올 때가 있죠. 그런데 성경은 용서를 "당장 하라"고 다그치는 책이 아니에요. 오히려 용서가 왜 어려운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줘요. 용서 앞에서 곁에 둘 네 장면을 함께 적어 볼게요.
용서가 어려운 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에요
용서 이야기가 나오면 마음 한쪽이 무거워지죠. "나도 용서하고 싶은데 그게 안 돼요." 그런데 이건 믿음이 약해서도, 마음이 좁아서도 아니에요. 상처가 클수록 용서는 원래 더 어려워요.
성경도 용서가 쉬운 척하지 않아요. 오히려 용서를 몇 번이나 해야 하냐는 아주 현실적인 질문을 그대로 담아요.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할까요
베드로가 예수님께 물어요. 형제가 내게 잘못하면 몇 번까지 용서해야 하냐고요.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베드로가 "일곱 번"을 말한 건 사실 꽤 넉넉한 숫자였어요. 그런데 예수님은 "일흔 번까지라도"라고 답하세요. 정확히 490번을 채우고 491번째엔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닐 거예요. 횟수를 세는 걸 멈추라는 뜻으로 읽혀요. 용서를 계산기처럼 세기 시작하면, 그건 이미 용서가 아니니까요.
용서에는 순서가 있어요 — 내가 먼저가 아니라
여기서 막막해지죠. "그렇게 끝없이 용서할 힘이 내겐 없는데요." 맞아요. 그래서 성경은 그 힘을 내 안에서 짜내라고 하지 않아요. 용서의 순서를 바꿔요.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핵심은 "하나님이 …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예요. 내가 먼저 용서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이미 받은 용서를 흘려보내는 거예요. 골로새서도 똑같은 순서로 말해요.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빈 지갑에서 돈을 꺼낼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미 받은 게 있다면 나눌 수 있죠. 성경이 말하는 용서는 그런 거예요. 내가 먼저 받았기 때문에 건네는 것.
용서는 '없던 일로 하기'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용서가 상처를 못 느낀 척하는 건 아니에요.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용서는 잘못을 "괜찮다"고 덮는 게 아니에요. 잘잘못을 가리는 일, 갚는 일을 내가 쥐고 있지 않고 하나님께 넘기는 것이에요. 그 무거운 걸 내 손에서 내려놓는 거죠. 그래서 용서는 상대를 위한 것이기 전에, 그 짐을 계속 들고 있던 나를 놓아주는 일이기도 해요.
하나님은 얼마나 철저히 용서하실까
우리가 흘려보내야 할 그 용서가 얼마나 큰 건지, 시편은 한 장면으로 보여 줘요.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의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으며
북쪽과 남쪽은 북극·남극에서 만나지만, 동쪽과 서쪽은 아무리 가도 만나지 않아요. 그만큼 멀리, 다시 마주칠 수 없는 자리로 우리 잘못을 옮기셨다는 거예요. 내가 받은 용서가 이렇게 철저하다는 사실이, 남을 용서할 첫걸음의 힘이 돼요.
- 끝없이 — 횟수를 세지 말라 (마태복음 18:22)
- 하나님이 먼저 — 내가 받은 용서에서 시작 (에베소서 4:32, 골로새서 3:13)
- 맡기는 것 — 갚는 일을 하나님께 (로마서 12:19)
- 철저한 용서 —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시편 103:12)
용서는 스위치처럼 한 번에 켜지는 게 아니에요. 상처가 깊을수록 시간이 걸리는 게 자연스러워요. "아직 용서가 안 돼요"라는 마음을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꺼내는 것도 용서의 한 걸음이에요. 그리고 그 상처가 일상을 무너뜨릴 만큼 무겁다면, 믿을 만한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게 믿음이 약한 게 아니라 나를 돌보는 일이에요.
한 걸음부터
용서를 단번에 끝내려 하지 않아도 돼요. 오늘은 위의 네 장면 중 마음에 가장 닿는 하나를 곁에 두는 것부터면 충분해요. 비교나 불안이 그렇듯, 용서도 불안할 때 펴는 성경 구절처럼 한 구절씩 곁에 두며 천천히 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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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 말씀 한 구절 곁에 두기
소테리아에서 묵상 시작하기이 글의 성경 구절은 모두 개역개정 본문이에요. 같은 구절을 다른 번역으로 읽고 싶다면 개역개정·새번역·쉬운성경, 어떤 번역으로 읽을까요? 글을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 용서에 대해 성경은 뭐라고 말하나요?
- 성경은 용서를 '당장 하라'고 다그치기보다, 이미 받은 용서에서 시작하라고 말해요. 에베소서 4:32은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서로 용서하라고 하고, 골로새서 3:13도 같은 순서로 말해요. 내가 먼저가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예요.
- 몇 번까지 용서해야 하나요?
- 베드로가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물었을 때 예수님은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마태복음 18:22)라고 답하셨어요. 정확히 490번을 채우라는 뜻이라기보다, 횟수를 세는 걸 멈추라는 뜻으로 읽혀요.
- 용서가 잘 안 될 때는 어떻게 하나요?
- 용서는 감정을 억지로 지우는 게 아니에요. 로마서 12:19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고 해요. 갚는 일을 하나님께 넘기는 것부터가 용서의 시작이에요. 상처가 깊다면 시간이 걸리는 게 자연스럽고, 믿을 만한 사람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를 돌보는 일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