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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개정·새번역·쉬운성경

어떤 번역으로 읽을까요?

2026년 6월 22일·11분 읽기·SOLSUNG
성경 번역본 비교 — 개역개정·새번역·쉬운성경

성경을 펴다 이런 적 없으세요? "이 문장 무슨 말이지…" 분명 한국어인데 잘 안 읽혀요. 그런데 다른 성경에서 같은 구절을 보면 훨씬 쉽게 읽히기도 해요. "번역이 이렇게 많은데 대체 뭘 읽어야 하지?" 싶죠. 어떤 번역으로 읽어야 할지, 정답을 찾기 전에 '왜 다른지'부터 풀어볼게요.

번역에는 두 갈래 길이 있어요

성경은 원래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쓰였어요. 그걸 우리말로 옮길 때, 번역자는 늘 한 가지를 고민해요. 원문 단어에 바짝 붙을까, 아니면 뜻을 오늘의 말로 풀까.

대한성서공회는 이 두 길을 이렇게 설명해요.

  • 원문에 바짝 붙는 길 — 원문의 단어와 문법을 최대한 그대로 옮겨요. 원문 구조가 보존되는 게 장점이고, 그만큼 우리말로는 어색해질 수 있는 게 단점이에요. (전문 용어로는 '형식의 동등성'이라고 해요.)
  • 뜻을 오늘 말로 푸는 길 — 우리말 어법에 익숙하게 읽히도록 자유롭게 옮겨요. 잘 읽히는 게 장점이고, 원문에서 조금 멀어질 수 있는 게 단점이에요. (전문 용어로는 '내용의 동등성'이라고 해요.)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게 아니에요. 번역이 어디에 서느냐의 차이예요. 우리가 아는 번역본들은 이 두 길 사이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있어요.

개역개정 — 가장 익숙한, 원문에 바짝 붙은 번역

한국 교회에서 예배와 설교에 가장 많이 쓰는 번역이에요.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초판이 1998년에 나왔어요(대한성서공회).

개정 원칙이 분명했어요. 오래 써 온 『개역』 성경의 문체와 틀을 그대로 두고, 꼭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손봤어요. 그래서 옛 번역의 묵직한 결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번역 노선은 직역이에요. 대한성서공회도 "내용의 동등성을 지향하기보다는 축자적 직역을 통한 형식의 동등성을 지향한다"고 밝혀요. 쉽게 말해 원문 단어에 가장 가까이 붙은 번역이에요.

  • 강점 — 원문에 충실하고, 한국 교회 대부분이 같은 본문을 써서 설교를 따라가기 좋아요.
  • 진입장벽 — 한자어와 문어체가 많아 처음 읽는 사람에겐 문장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새번역 — 같은 뜻을 오늘의 말로

원래 이름은 『표준새번역』이었어요. 신학자와 국어학자들이 10여 년에 걸쳐 번역해 1993년에 나왔고, 2001년 개정판을 거쳐 2004년에 이름을 『새번역』으로 바꿨어요(대한성서공회).

흥미로운 건 번역 방침이에요. 대한성서공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0대와 20대, 그리고 우리말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현대어로 번역한다"고 직접 밝혔어요. 젊은 세대와 오늘의 독자를 처음부터 염두에 둔 번역이라는 뜻이에요.

문장은 현대 한국어에 가깝고, 대화에는 오늘날의 존댓말을 써요. '주'를 '주님'으로 바꾼 것도 새번역의 특징이에요. 개역개정의 직역보다 의미 전달과 가독성 쪽으로 한 걸음 더 기운 절충형이에요.

  • 강점 — 뜻이 또렷하게 읽혀서 통독이나 혼자 새기며 읽기에 좋아요.
  • 곁들이면 좋은 자리 — 개역개정으로 설교를 듣고, 새번역으로 뜻을 다시 확인하는 식.

쉬운성경 — 처음 펴는 사람을 위해

이름 그대로 가장 읽기 쉬운 번역이에요. 아가페출판사가 2001년에 펴냈어요.

특이한 점은, 쉽게 옮겼지만 영어 번역을 거치지 않고 원어에서 바로 번역했다는 거예요. 신학자들이 히브리어·헬라어에서 옮기고, 국어학자가 감수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문장을 다듬었어요. 그래서 원문에서 출발하되 문장은 평이한 자리에 서 있어요. 어린이·청소년·입문자에게 맞춰진 읽기용 번역이에요.

쉬운 번역도 다 같은 쉬운 번역이 아니에요

'쉽다'고 다 같은 방식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현대인의성경』은 영어 의역본을 바탕으로 한 의역이라, 원어에서 바로 옮긴 쉬운성경과는 출발점이 달라요. 쉬운 번역을 고를 때도 "어디서 출발한 번역인지" 한 번 보면 좋아요.

같은 구절, 번역마다 얼마나 다를까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구절을 직접 보는 게 빨라요. 가장 유명한 구절, 요한복음 3:16이에요.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요한복음 3:16, 개역개정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복음 3:16, 새번역

같은 구절인데 결이 다르죠. "독생자"가 "외아들"로, "사랑하사"가 "사랑하셔서"로, "믿는 자"가 "믿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한쪽은 묵직한 한자어와 문어체, 한쪽은 오늘 우리가 말하는 문장이에요.

짧은 구절 하나 더 볼게요. 누구나 아는 시편 23편 첫 절이에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1, 개역개정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 없어라.

시편 23:1, 새번역

"여호와"가 "주님"으로, "부족함이 없으리로다"가 "부족함 없어라"로 바뀌었어요. 표제도 "다윗의 시"에서 "다윗의 노래"로 달라져요. 뜻은 같은데 입에 닿는 느낌이 달라요. (같은 시편 23편을 깊이 들어가 본 세 난이도로 읽는 시편 23편 글도 있어요. 번역과 난이도는 다른 축이지만 같이 보면 재밌어요.)

그래서 어떤 걸로 읽어야 할까요

목적에 따라 정리하면 이래요.

이런 상황이라면이 번역이 잘 맞아요
예배·설교를 같이 따라갈 때개역개정
암송하고 싶을 때개역개정
통독하거나 뜻을 새길 때새번역
성경을 처음 펼 때쉬운성경

그런데 가장 좋은 방법은 따로 있어요. 하나만 고르지 않는 거예요. 익숙한 개역개정으로 한 번 읽고, 막히는 구절을 새번역이나 쉬운성경으로 다시 읽어 보세요. 번역을 바꿔 읽는 건 같은 본문을 두 번 곱씹는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중요한 건 '어떤 번역'보다 '계속 펴는 것'

번역본에 정답은 없어요. 직역과 쉬운 말 사이 어디에 서느냐의 차이일 뿐이고, 그건 목적에 따라 갈려요.

어떤 번역을 고르든, 오늘 한 구절이라도 펴는 게 시작이에요. 소테리아는 같은 본문을 개역개정과 새번역으로 나란히 보여줘서, 오늘 펴는 한 구절을 두 결로 같이 읽게 도와요.

같은 본문을 두 번역으로, 하루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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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대한성서공회, 「번역의 특징」 — 형식의 동등성·내용의 동등성, 개역개정·새번역 번역 방침
  •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개역개정판」(1998 초판) 소개
  •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새번역」(표준새번역 1993 / 개정 2001 / 새번역 2004) 소개
  • 아가페출판사, 「쉬운성경」(2001) 소개

자주 묻는 질문

성경 번역본 중에 어떤 게 가장 정확한가요?
'정확함'의 기준이 둘이에요. 원문에 단어 그대로 붙는 정확함은 개역개정 같은 직역이 강하고, 뜻이 오늘 우리말로 또렷이 전해지는 정확함은 새번역·쉬운성경이 강해요. 어느 한쪽이 더 좋은 성경이 아니라, 목적이 다른 거예요.
교회에서는 보통 어떤 번역을 쓰나요?
한국 교회 예배·설교에서 가장 익숙하게 쓰이는 건 개역개정이에요. 그래서 설교를 같이 따라가기엔 개역개정이 편하고, 혼자 뜻을 새기며 읽기엔 새번역이나 쉬운성경을 곁들이면 도움이 돼요.
번역본을 여러 개 봐도 되나요?
오히려 권해요. 같은 구절을 직역본과 쉬운 번역으로 나란히 읽으면, 한 번역만 볼 때 놓쳤던 결이 보여요. 번역을 바꿔 읽는 건 본문을 더 깊이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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