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이 말하는 말의 힘
혀에 담긴 무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누군가의 얼굴이 굳었던 적, 반대로 지나가듯 들은 한마디에 하루가 환해졌던 적 있죠. 잠언은 그 작은 말 한마디를 가볍게 보지 않아요. 오히려 혀에 죽고 사는 힘이 있다고까지 말해요. 잠언이 말하는 말의 힘과 지혜를 함께 들여다볼게요.
혀에 정말 죽고 사는 힘이 있을까요
말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가 싶을 수 있어요. 그런데 잠언은 이렇게 표현해요.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
조금 과한 표현 같지만, 떠올려 보면 맞아요. 누군가의 "괜찮아, 잘했어" 한마디가 무너지려던 마음을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비웃는 말 한마디가 오래 가는 상처로 남기도 해요. 말은 입 밖으로 나온 뒤에도 듣는 사람 안에 남아요. 그래서 잠언은 혀를 힘이라고 불러요.
유순한 대답 하나가 분위기를 바꿔요
말의 힘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때는 다툴 때예요. 화가 오를 때, 우리는 보통 더 센 말로 받아치죠. 그런데 잠언은 반대로 말해요.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
같은 상황에서도 첫마디를 어떻게 여느냐에 따라 다툼의 방향이 갈려요. 부드럽게 한마디 하면 화난 분위기가 가라앉고, 날카롭게 한마디 하면 싸움이 더 커져요. 유순한 대답은 대답을 한 박자만 늦추는 것에서 시작돼요.
같은 입에서 칼도, 약도 나와요
잠언은 말을 두 가지에 비유해요. 칼, 그리고 약이에요.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
같은 입에서 누군가를 찌르는 말이 나오기도 하고, 누군가를 낫게 하는 말이 나오기도 해요. 둘을 가르는 건 말솜씨가 아니에요. 함부로 말하느냐, 상대를 생각하며 말하느냐의 차이예요. 좋은 말은 실제로 사람을 낫게 해요.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
"뼈에 양약이 된다"는 말이 와닿아요. 양약은 좋은 약이에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기분만 좋게 하는 게 아니라 속까지 낫게 한다는 거예요.
같은 말도 '때'가 있어요
좋은 말이라도 아무 때나 쏟아내면 잔소리가 돼요. 잠언은 말의 내용만큼 때를 중요하게 봐요.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
은 쟁반 위에 놓인 금 사과를 떠올려 보세요. 같은 사과라도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빛이 달라지죠. 말도 그래요.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충고부터 하거나, 다들 기뻐할 때 굳이 안 좋은 얘기를 꺼내면, 옳은 말이어도 듣기 싫어져요. 무슨 말을 하느냐만큼 언제 하느냐가 중요해요.
잠잠한 것도 지혜예요
여기까지 보면 말을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생길 수 있어요. "이 구절들을 외우면 말실수가 줄어들까?"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잠언이 주는 가장 뜻밖의 조언은, 말을 덜 하라는 거예요.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말이 길어질수록 실수도 늘어요. 잠언은 여기서 더 나아가, 말없이 있기만 해도 지혜로워 보인다고 말해요.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고 그의 입술을 닫으면 슬기로운 자로 여겨지느니라
할 말을 다 하지 않는 것도 능력이에요. 굳이 안 해도 될 말, 이기려고 하는 말을 참는 것. 그것도 지혜예요.
잠언이 말 이야기를 거듭하는 이유는, 말에 결국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좋은 말을 억지로 만들어 내기보다, 내 마음이 지금 어떤지 먼저 살펴보는 거예요. 마음이 따뜻하면 말도 자연스럽게 따뜻해지니까요.
오늘 내 말 한마디부터
거창한 결심은 필요 없어요. 잠언의 말 지혜는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작은 것들이에요.
- 화나는 순간 대답을 한 박자 늦추기 (잠언 15:1)
- 찌르는 말 대신 낫게 하는 말 고르기 (잠언 12:18)
- 좋은 말은 아끼지 말고 전하기 (잠언 16:24)
- 굳이 안 해도 될 말은 하지 않기 (잠언 17:28)
오늘 한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보는 것. 그게 잠언이 말하는 말의 힘을 삶으로 옮기는 가장 작은 시작이에요. 마음이 무거운 날 곁에 둘 구절이 더 필요하다면 불안할 때 펴는 성경 구절 글도 함께 읽어 보세요.
하루 3분, 잠언 한 구절 곁에 두기
소테리아에서 묵상 시작하기이 글의 성경 구절은 모두 개역개정 본문이에요. 같은 구절을 다른 번역으로 읽고 싶다면 개역개정·새번역·쉬운성경, 어떤 번역으로 읽을까요? 글을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 말에 관한 성경 구절은 어디에 많이 나오나요?
- 잠언에 가장 많아요.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다'(잠언 18:21),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한다'(잠언 15:1)처럼, 잠언은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무너뜨리기도 한다고 거듭 말해요.
- 화가 날 때 떠올리면 좋은 성경 구절이 있을까요?
- 잠언 15:1이 자주 인용돼요.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 화나는 순간 대답을 한 박자 늦추는 것만으로도 다툼의 방향이 달라져요.
- 말을 적게 하는 것도 성경이 권하나요?
- 네. 잠언 10:19은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고 해요. 잠언 17:28은 미련한 사람도 잠잠하면 지혜로워 보인다고까지 말해요. 잠잠함도 지혜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