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어디부터 읽어야 할까요
첫 책 고르기
새 성경책을 선물 받고 첫 장을 편 분을 여럿 봤어요. 창세기 1장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얼마 못 가 긴 족보와 제사 규정에 막혀 덮더라고요. "역시 나랑은 안 맞나 봐" 하면서요.
성경을 읽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막상 어디부터 어떻게 펴야 할지 몰라 첫 장에서 멈추는 경우가 참 많아요. 처음 읽는 분을 위해, 어떤 책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한 페이지로 정리해 볼게요.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성경책을 처음 펴면 이런 마음이 들죠. "책이니까 1페이지부터 읽어야지." 그런데 성경은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쓴 한 편의 소설이 아니에요.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사람들이 쓴 66권의 책이 한 권으로 묶인 작은 도서관에 가까워요.
도서관에 들어가서 맨 왼쪽 책장 첫 권부터 순서대로 다 읽는 사람은 없죠. 성경도 그래요. 창세기와 출애굽기 초반은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술술 넘어가요. 그러다 레위기에 들어서면 제사 규정과 절기 목록이 이어져요. 여기서 많은 분이 멈추죠. 이건 여러분의 끈기 문제가 아니에요. 애초에 순서대로 완독하기 어려운 책을 순서대로 읽으려 해서 생기는 일이에요. (레위기에서 멈추는 이야기는 성경 통독, 왜 레위기에서 멈출까 글에서 더 자세히 풀었어요.)
그러면 어디부터 펴는 게 좋을까요?
첫 책은 복음서예요
처음 성경을 읽는 분께는 복음서부터 권해요. 복음서는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기록한 네 권의 책이에요. 마태복음·마가복음·누가복음·요한복음이죠.
왜 하필 복음서일까요. 성경 전체가 결국 예수님을 향해 흐르기 때문이에요. 요한복음은 자기가 왜 쓰였는지를 이렇게 밝혀요.
그런데 여기에 이것이나마 기록한 목적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예수가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게 하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성경의 심장을 먼저 만나면, 나중에 어려운 책을 펼 때도 "이게 결국 무엇을 향한 이야기인지" 감이 잡혀요. 처음 두 권은 이렇게 골라 보세요.
- 마가복음 — 네 복음서 중 가장 짧고 빨라요. 예수님의 행적이 속도감 있게 이어져서, 며칠이면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큰 그림이 그려져요.
- 요한복음 — 문장이 쉽고 깊어요. 마가복음으로 큰 그림을 봤다면, 요한복음으로 같은 이야기를 조금 더 천천히 음미하는 거예요.
마음이 힘든 날엔 시편을
복음서와 함께 곁에 두면 좋은 책이 하나 더 있어요. 시편이에요. 시편은 교리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감정을 그대로 쏟아낸 150편의 기도 모음이에요.
기쁨과 감사만 있는 게 아니에요. "왜 나를 버리셨나요" 같은 원망도, 밤새 잠 못 이루는 두려움도 그대로 담겨 있어요. 그래서 마음이 무거운 날에 오히려 시편이 크게 와닿아요. 내 속마음을 누가 대신 말해 주는 느낌이거든요.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내 길의 빛입니다.
시편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기보다, 하루에 한 편씩 천천히 읽는 걸 권해요. 짧은 편은 몇 줄이면 끝나서 부담도 적어요.
완독보다 매일이 중요해요
첫 책을 골랐다면,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처음부터 1년 통독 같은 큰 목표를 잡지 않는 거예요.
"올해 안에 성경을 다 읽겠다"는 결심은 멋지지만, 대개 사흘을 못 넘겨요. 하루에 몇 장씩 몰아 읽어야 하는 부담이 금세 무겁게 다가오거든요. 그보다는 하루 한 단락, 3분이면 충분해요. 길게 어쩌다 한 번보다, 짧게 매일 펴는 편이 훨씬 오래가요.
- 1주 — 마가복음, 예수님을 빠르게 만나기
- 2주 — 요한복음, 같은 이야기를 천천히
- 3주 — 시편, 하루 한 편씩 기도로
- 4주 — 창세기 1~12장, 이야기의 시작으로
번역본을 아직 못 고르셨다면, 처음에는 문장이 쉬운 새번역이나 쉬운성경이 편해요. 이 부분은 어떤 번역으로 읽을까요 글에 정리해 뒀어요.
혼자 펴면 또 첫 장에서 멈춰요
사실 "어디부터 읽지" 하는 고민 자체가 성경 읽기를 자꾸 미루게 하는 가장 큰 문턱이에요. 매일 오늘 어디를 펴야 할지 스스로 정하는 게 생각보다 지치거든요.
그래서 소테리아는 오늘 읽을 한 단락을 대신 정해줘요. 어디를 펼지 고민할 필요 없이, 정해진 길을 따라 하루 3분씩 말씀 곁에 머무는 거예요. 첫 책을 복음서로 골랐다면, 그다음은 이 정해진 길에 맡겨 보세요.
오늘 읽을 한 단락, 정해진 길로
소테리아 말씀학습 보기자주 묻는 질문
- 성경은 창세기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하나요?
- 꼭 그렇진 않아요. 성경은 한 편의 소설이 아니라 66권이 묶인 도서관에 가까워요. 앞에서부터 완독하려다 레위기의 제사 규정에서 막혀 덮는 분이 많아요. 처음이라면 예수님 이야기를 담은 복음서부터 펴는 걸 권해요.
- 성경을 처음 읽을 때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나요?
- 복음서예요. 짧고 빠르게 읽히는 마가복음이나, 쉽고 깊은 요한복음으로 시작해 보세요. 마음이 힘든 날에는 시편을 하루 한 편씩 읽는 것도 좋아요. 시편은 기쁨과 원망을 다 쏟아낸 솔직한 기도라 위로가 돼요.
- 성경 통독을 꼭 1년 안에 끝내야 하나요?
- 아니에요. 처음부터 완독을 목표로 잡으면 며칠 만에 지치기 쉬워요. 하루 한 단락, 3분이면 충분해요. 길게 한 번보다 짧게 매일 읽는 편이 훨씬 오래가요.
